환상세계
FANTASY WORLD
《환상세계》 기획의 글_김보아
언백그라운드는 주목할 만한 작가들의 작업 세계를 보여주는 단체전으로 여섯명의 작가들을 공모를 통해 최종 선정하였습니다. 이번 전시에 선정된 작가인 미타, 박종희, 박진아, 손영희, 엉이, 홍지연의 작품은 붓질, 즉 물감을 쌓아올리는 회화를 공통속성으로 삼습니다. 그들의 작품은 물감의 흐름 속에서 새로운 이야기를 펼칩니다. 이들에게 회화란 각자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을까요? 회화란 무엇일까요? 회화는 하얀 캔버스 위에 그려지는 미지의 세계로, 현실과 비현실이 어우러진 예술 공간입니다. 작가들은 각자의 관점에서 현실과 비현실을 교차시켜 환상적인 회화를 창조합니다.
전시 제목 《환상세계》는 바로 캔버스 위 세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작가들은 다양한 매체와 기법으로 자신만의 독특하고 순수한 형과 색을 발현하는 회화로 전개합니다. 그들은 보여지는 세계를 그대로 답습하지 않고 기존 현실체계에 존재하는 보편적인 대상을 다듬고 재가공하여 관람객들로 하여금 일상에 있는 모든 사물을 ‘다시’ 볼 것을 제안합니다. 6인의 회화 재구성 방식은 시각적 이미지안에서 각자만의 필연성을 찾아 하나의 큰 자신만의 세계를 찾아가는 여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번 전시가 관람객이 동시대 회화의 의미를 되짚어보고 더불어 현실과 상상력이 만나는 모호한 지점에서 창조된 작품들을 통해 새로운 세계에 대한 이해와 연결을 추구하고자 합니다.
박종희는 유년시절 흔히 즐겨보았던 로봇의 모습을 전통 재료인 한국화 순지를 사용하여 이상한 나라의 메카닉 시리즈로 선보입니다. 단청의 세계와 로봇의 이미지교차는 상상속에서만 등장하는 환상세계로, 작가는 유년시절의 노스텔지어를 전통적 회화로 지워내지만 이는 결코 지워질 수 없습니다.
박진아는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레고라는 소재를 세밀하고 밀도있는 붓질을 통해 보여줍니다. 레고는 공장에서 천편일률적으로 찍어낸 정형화되고 규격화된 장난감입니다. 파편적 특성을 가진 레고는 쌓아올리고 축적되어 또다른 세계를 만들어냄으로써 자유를 상징하는 것 같아 보이지만 한편으로 모양새가 갖춰나가버리는 순간 억압을 만들어냅니다. 박진아의 회화에서 드러나는 퀭하고 쨍한 레고에서는 어쩐지 공포스러운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손영희의 시리즈 <I WANT>는 작가의 삶에서 원했던 결핍으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작품에서는 표정을 알 수 없는 모호한 욕망의 대리인이 마치 인간처럼 행동하며 일상적인 삶을 누리고 있는 것 같아 보입니다. 여섯개의 눈 그리고 붉은 색의 몸 등 변형된 신체표현은 추상적 환상 공간에 자유롭게 펼쳐져 있습니다.
엉이 작가는 이전에는 몰랐던 어머니가 되어 또다른 어머니의 경험을 하는 작가만의 모성세계를 구축합니다. 엉이의 회화는 전면적으로 밝은 파스텔 톤으로 이루어지고 있지만 그 내용은 지극히 현실적이기에 현실과 환상을 교차합니다.
미타 작가의 회화는 보편적으로 해석되는 상어의 무섭고 공포스러운 감각을 귀엽고 친밀하게 와해시킵니다. 상어는 마우리치오 카텔란의 바나나, 데미안 허스트의 상어, 흔히 일상에서 볼 수 있는 수박바나 피자로 둔갑하기도 합니다. 작가의 작업은 회화, 조형, 아트상품 등 여러 브랜드와의 콜라보레이션까지 작업의 범주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최대한 다양한 방식으로 관객들과 소통하고자 합니다.
홍지연 작가는 아크릴 물감의 특수한 소재를 활용하여 생명체와 같은 꿈틀이를 전면에 펼쳐냅니다. 꿈틀이 하나하나에 눈알을 찍어내는 자기수행적이고 반복적 작업을 하는 홍지연 작가는 꿈틀이를 통해 각자 꿈도 목표도 다른 현대인들의 일상을 표출합니다. 모두가 똑같은 방향이 아닌 여러방향으로 자신만의 환상의 세계를 찾아가는 꿈틀이, 꿈을 트기위한 꿈틀이, 바쁘게 살아하는 꿈틀이 등 형형색색 다양하게 표현됩니다.
전시를 통해 회화의 의미를 좀 더 고민해보는 기회를 마련하고 현실과 상상이 만나는 모호한 경계에서 탄생한 작품들로부터 관람객들에게 새로운 세계에 대한 이해와 연결을 제안하고자 합니다. 관람객들이 작품을 감상하며 예술의 경계를 넘어 새로운 내적 세계를 탐험하기를 바랍니다.
2024.01.22
크레딧
Credits
총괄
아리영갤러리
기획
언백그라운드
참여작가
미타, 박종희, 박진아, 손영희, 엉이, 홍지연
전시일정
2024.01.22 ~ 2024.02.22, 9:00-21:00
2024.01.22 ~ 2024.02.25, 9:00-21:00
휴관일 없음(전시 연장)
전시장소
경북 경주시 불국신택지2길 22(스퀘어가든 22)
3층 아리영갤러리 316호ㆍ317호ㆍ318호
주차장
건물 앞, 뒤로 주차공간 5-6대 여유(무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