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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한의 방

YOHAN's ROOM

<나만의 공간을 가진다는 것>

 

인간은 가시적 공간, 그리고 비가시적 공간에 소속되어 자신의 삶을 전개해 나간다. 언백그라운드의 두 번째 전시이자 첫 번째 프로젝트는 가장 평범한 개인의 일상인 ‘주거’를 중점으로 풀어내보고자 한다. 이야기는 인간에게 집이 가지는 중요한 의미와 일반적인 거주의 개념으로부터 시작한다. 여기에 좀 더 확장된 집과 방, 공간의 개념을 한 개인의 이야기를 통해 고민해 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하였다.

 

20세기 프랑스 철학가 가스통 바슐라르(Gaston achelard, 1884-1962)는 일상의 공간, 즉 개인의 방을 생동감 있는 역동적인 이미지의 공간과 무한한 상상력의 공간으로 사유하였다. 그에게 있어 일상의 공간은 진정한 삶의 깊이와 행복을 얻을 수 있는 곳이며, 내면의 성찰을 통하여 자신의 존재를 사유해 볼 수 있는 곳이다. 독일 철학자 볼노프(O.F.  Bollnow, 1903-1991)또한 집이 외부로부터의 보호 이상의 의미를 가지며, 집은 인간에 속하는 것이고 마치 인간의 육체처럼 인간과 떨어질 수 없는 것이라 주장하였다. 두 철학자는 인간에게 방이란 결코 물리적인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닌, 정신과 자신의 존재 사유를 생각할 수 있게 하고 심리적 안정감을 줄 수 있는 편안한 공간으로 보았다.

 

그렇다면 현대에서도 집에 대한 그 가치인식은 여전히 유효할까. 스위스 건축가이자 현대적 아파트의 창시자라고 할 수 있는 르코르뷔지에(Le Corbusier, 1887-1965)는 “집은 살기 위한 기계다(A house is a machine for living in)” 라고 하였다. 이는 집을 치밀한 기계와 같이 대하여 인간이 살기에 가장 효율적으로 지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한국의 전통적 주거 형태는 현대 아파트의 등장과 함께 큰 변화를 맞았다.  나와 이방인, 타자의 구분을 공고히 하게 되면서 인간의 존엄과 사생활을 지켜내는 반면 어떤 장벽을 만들어낸 것이다. 즉 거주 공간 형태의 변화는 본래 집의 의미를 해체하고 인간과 인간과의 관계의 끈 또한 느슨하게 만들었다. 특히 한국에서 집을 바라보는 시각은 그곳에 사는 사람의 품성이나 성향, 정서를 느끼기보다 지나치게 기능적인 공간이자 부동산의 경제적 가치로 인식되는 경향이 높다. 일반적인 대한민국 청년들에게 자신만의 집이란 결코 쉽게 얻어질 수 없는 판타지와 같다. 정부에서는 여러가지 대책을 내놓았지만, 내 집 마련이나 전세대출 성공의 꿈을 이루기위해서는 지원정책 숙지 뿐 아니라 그 모든 요건에 빈틈없이 부합해야 한다. 

여기 중소기업 취업청년 보증금 대출을 준비하는 한 평범한 청년이 있다. 대출의 모든 요건을 충족했지만 집값 부담으로 인해 다른 창의적 활동에 제한이 생길 예정인 그는 집을 사기 위해, 그리고 월세를 줄이기 위해 회사를 다닌다. 그러나 앞으로 거주하게 될 그의 방은 온전한 그의 소유가 아니라 임시적으로 허용된 공간이다. 1억원의 대출을 '성공적으로' 빚지게 될 요한의 삶을 응원해야만 하는 작금의 현실과 지극히 평범하게 한국을 살아가고 있는 한 개인의 서사는 이 사회의 청년정책을 수용하고 있는 국내 청년들에게 메시지를 던진다. 요한의 이야기는 개인의 이야기로만 수렴되기보다 현실적인 부분에서 공감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이번 전시와 프로그램에서는 요한의 동의를 얻고 사적인 방을 공개하여 그만의 정체성과 추억이 깃든 특별하고 소중한 물건을 관람할 수 있도록 하였다. 그의 방문을 열어젖힘으로서 단절은 무너지고 작은 연결을 만들어 갈 것이다. 우리는 어디에서 살아야 하는가? 그리고 그 공간이 내것이게 될 시간은 언제 끝나는가? 완벽히 내것처럼 보여지지만, 실은 내 것이 아닌 것이 낡아버릴 시간이 다다를때쯤에서야 그 집을 온전히 가질 수 있을까? 어차피 이렇게 살아가야 하는거라면, 그와 또 그와 닮은 사람들이 현재를 잘 살아갈 수 있도록 요한을 응원하기로 했다. 

 

참고 논문

변순용, 「현대 주거 공간으로서의 아파트의 인간학적 의미에 대한 연구」, 환경철학, 한국환경철학회, p.113-132, 2011.

2024.02.23

크레딧

Credits

총괄

​언백그라운드

기획

이진, 김보아

디자인

이진

강연

​김요한, 이진

놀이일정

2023.02.23(금)

놀이시간

19:00 - 21:50

놀이장소

부산청년센터

참여자 선정

너만보영, 도린, 오프트, 조쿤씨, 주린

(선정자 외 미확정 다수, 예비 참여자로 분류)

​일정

요한의 방 전시&나이트 토크 세미나

19:00 - 19:30 요한의 방 입장, 웰컴박스(다과) 수령

19:30 - 19:40 UBG 소개 및 전시기획 안내

19:40 - 20:30 청년 김요한, 나이트 토크 세미나

20:30 - 20:40 휴식

20:40 - 21:30 청년에게 방과 집이란? : 자신만의 스페이스덴티티 공유

21:30 - 21:50 UBG굿즈 수령 및 행사종료

김요한

도린

조쿤씨

너만보영

오프트

주린

​장소

주소 : 부산청년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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